中 관영지까지 정부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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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비판여론 귀기울여야”
환추시보, 교수 기고문 실어

중국 고속철 사고를 계기로 언론, 지식인 그룹에서 현 체제에 대한 비판과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관영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도 4일 당국과 지도층의 각성과 대책을 촉구하는 글을 실었다.

환추시보는 이날 천셴쿠이(陳先奎) 런민대 교수의 ‘왜 비판이 중국 여론을 주도하나’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중국에 만연한 각종 비판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공산당과 중국 정부에 따끔한 내용이 적지 않다.

천 교수는 현재 중국인들이 정부의 성장제일주의부터 국유기업, 고속철도 등 다양한 대상을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우선 자본주의를 이용해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가운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 중국 사회가 도덕규범 등 모든 것에서 전방위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그렇지만 주류 언론들은 대중과 심각하게 유리돼 정부의 업적을 찬양하고 국민을 무작정 교육하려 할 뿐 국민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정부와 대형 국유기업은 자기비판은 거의 없고 대형사고에 국민이 인정할 수 있고 만족스러워 하는 정보를 공개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인터넷의 발달로 관리가 말하면 국민은 듣고 따라야 하는 일방적인 엘리트 정치에서 엘리트와 대중이 쌍방향으로 호응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천 교수는 지적했다.

천 교수는 이런 대중의 비판적인 흐름을 정확히 인식하고 시대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산당과 정부, 각급 관리들은 민주적인 집정 능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백성을 이끄는 통치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정치를 묻고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제때에 잘못을 인정, 공개하고 용감히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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