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知天命’ 이미지로 재선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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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로 50세 생일을 맞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젊은’ 대통령에서 ‘나이는 들었지만 현명한’ 대통령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에서 자신보다 25세나 많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대결하면서 젊다는 이미지를 집중 부각했지만 경기침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을 겪으면서 ‘정치적으로 노련해졌다’는 이미지로 바꾸기로 했다는 것.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고 발언을 자주 하는 것도 이 같은 이미지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시카고의 정치모금 행사에서 “흰머리가 늘었지만 비전은 변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데 이어 지난달 공영라디오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도 “흰머리가 늘고 눈 밑도 더 처졌지만 ‘핵심 정신(core spirit)’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밸러리 재럿 백악관 수석 보좌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 이미지 변신에 대한 논의는 올 초 시작됐으며 정부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진행되면서 본격화됐다.

협상이 잘 진전되지 않자 측근들에게 흰머리가 많이 늘었다는 고민을 자주 토로해온 오바마 대통령이 ‘나이가 들면서 지적 연륜도 쌓인다’는 이미지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는 것.

조 튜먼 샌프란시스코대 정치학과 교수는 “요즘 대통령이 흰머리뿐만 아니라 10대 딸들을 걱정하는 발언을 자주 하는 것은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난번 대선에서 패기를 내세웠다면 내년 대선에서는 신뢰를 강조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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