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정부 “우리가 찾는 인재는 사이버 전사” 해커에 구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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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등 적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연방정부 기관들이 컴퓨터 해커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총 직원 수가 3만명을 상회해 중앙정보국(CIA) 등 여타 정보기관을 왜소하게 보이도록 하는 NSA의 경우 오는 9월30일 끝나는 2011회계연도와 내년(2012회계연도)에 1500명씩 채용할 예정이며 대부분 사이버 전문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또 NSA를 비롯해 국방부, 국토안보부, 항공우주국(NASA) 등 국가안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연방정부 기관들이 이번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해커 연례회의 '데프콘'에 당국자들을 참가시킬 예정이다.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참가비 150달러를 현금으로 내면 익명으로 참가할 수 있는 데프콘에는 올해 약 1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방정부 기관들은 이를 컴퓨터 해커 채용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사이버 전쟁에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담당해야 하는 NSA가 가장 적극적인데 NSA에서 사이버 '방어' 업무를 맡는 정보보장총국의 리처드 조지 기술국장은 "오늘날 우리가 찾는 인재는 과학자가 아니라 사이버 전사"라고 말했다.

조지 국장은 "우리는 사이버 전사를 채용하기 위한 경주를 벌이고 있으며 사이버 전사의 반열에 오를 준비가 된, 최고로 명석한 인재를 필요로 하지만 공급이 달리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망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때로는 사이버 공격에도 나서는 NSA 입장에서는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네트워크를 방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해커를 활용해) 허점을 찾아내고 사이버 공격의 징후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조지 국장은 외부와 차단된 사무실에 최신 기술, 장비를 제공하면 그들 고유의 경쟁심을 자극할 수 있고 '위대한 선(善)'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이 들게 함으로써 유능한 해커를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업무 환경은 훌륭하며 최고의 직원들로 구성됐고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는 지구 상에서 가장 난해한 문제다. 우리에게는 (해커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국가가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NSA 등 연방정부 기관들은 데프콘에서 컴퓨터 해커들을 채용하는데 민간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관료주의의 한계를 안고 있어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기에 다소불리한 입장이다.

연방정부 기관에 채용되려면 후보자는 철저한 신원조회, 점검을 거쳐야 한다.

NSA는 직원을 채용할 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시행하고 1년간 약물복용 경력이 없어야 하는 등 매우 정밀한 신원조회 절차를 진행하는데 대개 이러한 절차에 6개월이 소요돼 그동안 해당자가 민간 기업 등 다른 곳에 취업할 수도 있다는 점이 연방정부가 안고 있는 관료주의의 한계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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