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카르게로스 지역 금광 채굴꾼 지메네스 씨(30)는 한 달에 1000달러를 벌기도 한다. 콜롬비아 최저 임금의 3배 이상이다. 그러자 농부들까지 밭을 버리고 금광으로 달려가고 있다. ‘21세기판 골드러시’인 셈이다.
금값 상승은 중남미 시골 주민들과 범죄조직의 행태에도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마약에만 돈줄을 의존했던 게릴라와 무장단체들은 금광 채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남미 최대의 좌익 반군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은 채굴업자로부터 굴착기 사용료로 매달 3800달러(약 400만 원)를, 특정 지점에서 채굴 시 월 14만1000달러(약 1억4800만 원)를 허가료 명목으로 뜯어낸다.
금광통제권 쟁탈전을 벌이는 무장단체의 싸움이 격렬해지면서 애꿎은 주민들의 집이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 수류탄 공격을 받기도 한다. ‘우라베노스’와 ‘라스트로조스’라는 두 무장단체는 최근 금광, 코카인 무역 통제권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지난해 코카시아 지역 살인율은 전국 평균의 5배가 넘는 10만 명 중 189명꼴이다.
게릴라와 범죄 연합체들의 골드러시는 환경 문제도 일으킨다. 안티오키아 지역 채굴꾼들은 액화 수은을 이용해 강 침전물로부터 금을 분리해낸다. 유엔에 따르면 이곳은 전 세계에서 수은 오염 농도가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골드러시에 참여하는 채굴꾼 3만여 명이 매년 이 지역에 쏟아 붓는 수은량은 대략 67t 정도라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전했다. 하지만 수은에 노출되는 위험을 무릅쓰고도 그들은 금광 채굴을 멈추지 않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금광이 반군단체들의 돈줄이 됐다”며 50개의 불법 광산에 대한 군의 공격을 지시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넘어선 새로운 싸움, 금광전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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