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바지-샌들 차림 근무… 생산성 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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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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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속 ‘슈퍼쿨비즈’ 복장 확산“업무집중 도움” vs “근무태도 해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올여름 시간제 절전이 불가피해진 일본에서 반바지에 샌들 차림의 이른바 ‘슈퍼쿨비즈’를 도입하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일본 동남부 지역인 사가 현 다케오 시가 이달부터 허용한 여름철 업무 복장. 아사히신문 제공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올여름 시간제 절전이 불가피해진 일본에서 반바지에 샌들 차림의 이른바 ‘슈퍼쿨비즈’를 도입하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일본 동남부 지역인 사가 현 다케오 시가 이달부터 허용한 여름철 업무 복장. 아사히신문 제공
‘7푼 바지에 샌들 차림…. 일본 회사원의 복장 파괴는 업무능률 향상으로 이어질까?’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의 여파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한여름을 앞두고 일본 환경성이 제안한 ‘슈퍼쿨비즈’가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사무실 냉방온도를 28도로 높이고 양복 웃옷을 입지 않는 이른바 ‘쿨비즈’(쿨비즈니스·Cool Business의 일본식 조어)를 2005년부터 시행했다. 슈퍼쿨비즈는 올해 대지진 여파로 절전이 불가피해지자 쿨비즈를 좀 더 철저하게 실시하자는 것.

환경성은 슈퍼쿨비즈 주관 부처답게 ‘파격적인 여름복장’을 허용했다. 지난해까지는 노타이와 노재킷 반소매 와이셔츠까지만 허용했지만 올해는 폴로셔츠나 품이 넓어 헐렁한 ‘알로하셔츠’까지 추가됐다. 또 구두 대신 운동화나 청바지도 인정하기로 했고 사무실에서만 신는 조건으로 샌들도 일부 허용했다.

일본 기업 가운데는 미쉐린과 미즈노가 폴로셔츠와 샌들 차림의 출근을 허용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슈퍼쿨비즈를 도입했다. 지자체 가운데는 일본 남동부 지역의 사가(佐賀) 현 다케오(武雄) 시청이 반바지에 샌들 차림의 출근을 허용하는 등 가장 ‘과격한’ 복장 파괴를 선언했다.

이 같은 복장 파괴가 업무효율 향상으로 이어질까. 일각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전력으로 습하고 무덥기로 악명 높은 일본의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간편 복장을 통해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간편한 옷차림은 오히려 근무태도의 해이 등 생산성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상하관계나 근무환경이 엄격한 일본 조직문화에서 과연 복장 파괴 바람이 실현될 수 있을지 해외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7푼 바지는 너무 나갔다”며 “극단으로 치우친 캐주얼 노선에 저항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세계 패션계에서는 “보수적인 일본 회사원의 패션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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