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2022년까지 모든 원전 폐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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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발 핵 공포로 新에너지에 집중

독일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처음으로 원자력발전 포기를 선언했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환경장관은 30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기민당과 자유민주당, 기사당이 전날 밤 회동을 갖고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뢰트겐 장관은 “이번 결정이 나오기까지 오랫동안 협의를 가졌다. 수정조항이 없어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 내 원전 17기 가운데 노후 및 고장 등으로 멈춰 선 8기는 앞으로 영구 폐쇄되며, 나머지 6기와 가장 늦게 완공된 3기도 2021년 말과 2022년 말 폐쇄된다.

전력생산의 22%를 담당해온 원전이 2022년까지 폐쇄됨에 따라 독일 정부는 다른 발전 방식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뢰트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전기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며 “원전 폐쇄로 인해 정전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뢰트겐 장관은 세부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CNN방송은 독일 정부 문서를 인용해 독일이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 투자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노후 원전의 평균수명을 12년 늘리는 결정을 내렸을 정도로 친(親)원전 성향을 보여 온 앙겔라 메르켈 정권이 ‘원전 완전 포기’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 것은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의 정치 지형이 반(反)원전 쪽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집권 기민당은 대지진 직후에 실시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선거에서 58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에 실패한 데 이어 이달 22일 브레멘 주 선거에서도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에 이어 제3당으로 전락했다. 특히 원전반대를 내세운 녹색당보다 득표가 떨어진 것은 충격이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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