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 시미즈 도쿄전력 사장, 사퇴 몰린 두 남자… 사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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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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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총리 “충분히 대응… 국민평가 좋아”
시미즈 도쿄전력 사장 “현장 상황이 안좋아… 역부족”

간 총리
“작업 환경이 안 좋아서….”(시미즈 마사타카·淸水正孝 도쿄전력 사장)

“충분히 대응했고 국민 평가도 좋다.”(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원전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 압력에 몰린 두 남자가 18일 나란히 국회 답변대에 섰다. 원전사고 대책을 집중 심의한 참의원 예산위원회였다. 두 사람의 답변은 솔직한 사죄를 기대했던 국민의 바람과는 달랐다.

사고 이후 1개월간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숨어 지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시미즈 사장은 ‘초기 대응이 잘못돼 사고가 커졌다’는 의원들의 추궁을 받고는 “전원이 꺼졌고 방사선량도 높아 (대처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현장 작업환경 탓을 했다. 그는 “깜깜한 가운데 작업할 수밖에 없었고 통신 기능도 상실돼 (외부와) 연락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무엇보다 주변 영향을 고려해 주민을 피난시킬 시간이 필요했다”고 변명으로 일관했다. 지진해일(쓰나미)에 대한 대비가 부실했던 데 대해서만 “15m의 쓰나미는 예상 밖이었다. 그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이 쓰나미에 휩쓸릴 당시인 지난달 11일 “간사이(關西)의 재계 회의에 출석했다”던 당초 발표와 달리 나라(奈良) 시를 관광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미즈 도쿄전력 사장
시미즈 도쿄전력 사장
간 총리는 ‘많은 국민이 총리의 리더십에 불만이다’라는 지적에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 충분히 대응하고 있고 국민도 일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정부가 원자력 긴급사태 선언을 지체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원자력특별법에 따라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이 ‘상황이 일단락되면 사퇴하는 게 어떠냐’고 묻자 간 총리는 “앞으로 2년 반 남은 (중의원) 임기까지 여야가 힘을 합쳐 나가자”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총리가 세세한 것까지 알 수는 없다”거나 “기억이 안 난다”며 빠져나갔다.

간 총리가 유일하게 잘못을 시인한 것은 “원전 비상전원의 상실을 예측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는 대목으로, 이는 도쿄전력의 담당 업무다. 결국 “도쿄전력은 잘못했지만 나는 잘 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일관한 셈이다.

한편 간 총리는 원전사고 후 1개월간 후쿠시마(福島) 현지대책본부장을 6차례나 교체한 사실이 19일 밝혀져 무능의 극치라는 비판을 불렀다. 그는 지난달 11일 이케다 모토히사(池田元久) 경제산업성 차관을 본부장에 임명한 뒤 사나흘에 한 번꼴로 본부장을 바꿨다. 현지대책본부장은 중앙정부와 도쿄전력, 현지 지방자치단체를 연결하고 대책을 조율하는 요직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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