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여왕처럼 남고 싶다”… 카다피 ‘2선 퇴진 - 4남이 세습’ 협상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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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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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누리꾼들의 페이스북에 퍼지고 있는 합성 패러디 사진. 자신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에 비유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조롱하고 있다.
아랍 누리꾼들의 페이스북에 퍼지고 있는 합성 패러디 사진. 자신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에 비유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조롱하고 있다.
서방의 잇단 공습으로 궁지에 몰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자신은 영국 여왕처럼 상징적인 지도자로 물러서고 대통령에 자기 아들을 앉힌다는 협상안을 들고 나왔다고 아랍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랍권 신문 아샤크알아우사트는 1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자신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처럼 명목상의 지도자로 남고 4남 무타심을 대통령으로 임명하며 반카다피군 지도자들도 정부에 참여하는 협상안을 서방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카다피는 원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에게 정권을 넘기는 협상안을 제안했지만 반군의 반대로 이를 철회한 뒤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이라며 “사이프의 측근인 무함마드 이스마일이 비밀특사로 최근 협상을 위해 영국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카다피가 무타심에게 과도정부 수반직을 맡기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교부 소식통은 카다피 아들 쪽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추 대상에서 아버지를 빼주는 내용의 출구전략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반군 측은 “카다피와 그의 가족들이 모두 물러나야 한다”며 그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있다. 반군 대변인은 “카다피는 아직도 자기가 권력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며 “국민들은 이 모든 일이 끝난 뒤에도 그가 존재할 것이란 상상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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