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發 방사능 공포]방사성물질 국내 검출에 시민들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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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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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 마스크 불티… 수치 확인 앱 인기

텅빈 수산시장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대량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서도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29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는 시민들의 발걸음
이 뚝 떨어져 한산한 모습이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텅빈 수산시장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대량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서도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29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는 시민들의 발걸음 이 뚝 떨어져 한산한 모습이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량 누출된 방사성 요오드가 서울 등 전국에서 검출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방사성 오염 물질을 막을 수 있는 마스크나 방사능 수치 확인 애플리케이션(앱) 등이 인기를 모으는 반면에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한 우려와 외면은 날로 커지고 있다.

대기에서 방사성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불안감에 방진마스크 구매에 나서 인터넷 판매량이 급증했다. ID가 ‘_moderato’인 누리꾼은 “마스크를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서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갑자기 품절됐다”며 “이미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격이 몇 배로 뛰기 시작해 빨리 사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ID ‘바다노을’을 쓰는 누리꾼은 “임신 초기라 더욱 걱정이 커 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계속 모으고 있었다”며 “일반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을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 대신 방진마스크라도 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산업용 방진마스크와 방독면 등 재난대비 비상용품 판매량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5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으로 방사능 수치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도 속속 등장했다. 준앱스닷컴은 29일 ‘한국 방사능 수치 확인’ 앱을 통해 전국의 실시간 방사능 수치와 오염 시 대피요령, 유용한 먹을거리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일본산 먹을거리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일본산 수입 중단지역을 정부가 발표한 4개 현에서 더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25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등 4개 현에서 생산된 유제품과 신선 과일 및 채소류의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원 김누리 씨(26·여)는 “회를 좋아해 생선을 자주 사 먹었지만 이젠 불안해서 더는 먹지 못하겠다”며 “방사성 물질 누출 소식을 접하자 불안한 마음이 더 커졌는데 정부가 강력한 조치로 국민에게 신뢰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자 일본산 어류 가격은 나날이 하락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된 농수산물은 5억1000만 달러어치로 이는 전체 농수산물 수입액의 2.6%에 해당한다. 이 중 생태와 돔 갈치 등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많은 어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1∼11일 하루 평균 77만3000여 달러어치를 수입했으나 지진 발생 이후인 12∼20일에는 하루 평균 23만여 달러로 3분의 2 이상 감소했다. 서울농수산물공사는 수입 비중이 높은 생태의 경우 10kg당 7만여 원에 달했지만 이제는 찾는 사람이 줄어 2만여 원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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