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미국인들, 美 미래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2일 08시 56분


코멘트

부통령 이름 못쓰고 독립기념일 모르는 국민 수두룩
복잡한 정치구조.일관성 없는 교육제도가 한몫

미국민 1000 명을 대상으로 미국 귀화시험을 시행한 결과 38%가 통과하지 못하는 등 국민의 무지로 인해 미국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고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귀화시험을 본 미국민 가운데 29%는 부통령의 이름을 쓰지 못했으며, 73%는 냉전(Cold War)에 맞서 싸운 이유를 정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44%는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지 못했으며, 6%는 독립기념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3월 커뮤니케이션 관련 계관 학술지 '유럽커뮤니커이션저널'이 영국과 덴마크, 핀란드, 미국민을 대상으로 국제정세에 대해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핀란드인과 영국인은 각각 평균 76점과 75점을 획득하고 덴마크인도 68점이었으나 미국인은 58점에 그쳤다.

심지어 탈레반이 누구인지를 묻는 문제가 있었으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주도하는 미국민의 정답 점수가 가장 낮았다.

심지어 작년 여론조사기관인 월드퍼블릭오피니언(WPO)의 조사 결과에서는 미국민들은 해외 원조를 축소함으로써 재정적자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며, 미국민들은 실제로는 미 예산에서 1%도 차지하지 않는 대외 원조가 예산의 13¤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미국민들이 국제정세와 정치현안 등에 무지한 것은 복잡한 미국의 정치구조가 한몫을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럽국가 대부분은 비례대표제와 많은 지방정부가 권력을 분점하지 않는 다수당 지배 원칙이 일관되게 지켜지는 데 비해 미국은 정치나 행정구조가 각 주 정부나 심지어 카운티마다 다르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시민(The Good Citizen)'의 저자 마이클 셔드선은 "아무도 이(미국의 정치제도)를 모두 이해할 수 없다 보니 아예 배우려는 의지조차 접고 만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극심한 소득 불평등과 일관성이 없는 미국의 교육제도도 미국민을 무지하게 만드는 것으로 지적됐다.

뉴스위크는 미국민들이 지난 2세기 동안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살아올 수 있었지만 인터넷 등으로 인해 전 세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현대사회에서는 이 같은 무지가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이로 인해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고 일부 정치인들이 이에 영합하면서 국가 정책마저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스탠퍼드대 제임스 피시킨 교수의 연구 결과, 미국민들이 정확한 정보만 얻게 되면 이성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무지인 만큼 치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