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日王담화… ‘정부 불만’ 국민정서 의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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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30초 TV메시지 이례적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대지진 발생 엿새째인 16일 비디오로 녹화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일본 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일왕이 비디오로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일왕은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시에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적이 있지만 담화 메시지가 5분 30초에 이르는 장문인 것은 이례적이다.

일왕은 일본 역사상 최대의 국난임을 의식한 듯 담화 중간중간 결연한 목소리로 국민의 단합을 호소했다. 이 같은 메시지의 가장 큰 취지는 전무후무한 자연재해 앞에서 고통받는 국민과 아픔을 함께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달라는 당부다.

하지만 일왕이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 “현재 원자력 발전소의 상황이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어서 염려가 크다”며 현재의 상황을 조목조목 짚은 것은 의례적인 위로와 당부의 말을 뛰어넘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원전사고 수습에 혼선을 빚고 있는 간 나오토 정부의 상황 대처에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왕이 이 같은 국민의 감정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나온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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