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탐욕과 IAEA 유착이 방사능 재앙 불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6일 0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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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사고 수습 러시아 전문가 비판

체르노빌 참사 후 사고 수습에 참여했던 러시아의 원자력 전문가는 15일 일본의 원전 사고와 관련해 원전업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일본 정부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안전을 의도적으로 도외시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25년 전 체르노빌에서 사상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 현장 정화 임무를 수행했던 소련 '스페츠아톰'의 이사를 지낸 루리 안드레프 씨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원자력업계의 탐욕, IAEA에 대한 기업들의 부당한 영향력이 일본을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기업들과 IAEA가 업계 성장을 위해 체르노빌 사고의 교훈에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환경부의 원자력안전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안드레프 씨는 "체르노빌 사고 후 원자력업계의 모든 당사자가 자신들의 명성에 해가 가지 않도록 사고를 감추는 데 주력했다"면서 돈줄을 쥐고 있는 업계의 거부감 때문에 "체르노빌의 경험이 제대로 연구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사용 후 연료봉과 관련된 화재와 방사능 누출이 발생한 것은 그들이 안전보다는 이익을 우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안드레프 씨는 "일본은 매우 탐욕적으로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면서 "그러나 사용 후 연료봉을 수조에 빽빽하게 저장하면 냉각수가 없어지는 경우 화재 가능성이매우 커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IAEA도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같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AEA가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기업들과 너무 유착돼 있으며, IAEA에 설치된 긴급사고팀도 "작업을 수행하는 조직이 아니라 싱크탱크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기관이 원자력업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상은 '가짜 조직'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오히려 언제나 진실을 숨기려 할 뿐"이라고 맹공했다.

안드레프 씨는 "IAEA는 원자력업계의 사고 가능성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더구나 긴급대응조직에는 아무런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조용한 패닉에 빠져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서는 "창조적 해법, 심지어 판타지나 즉흥성까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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