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위험에 노출된 일본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지각 불안정 ‘불의 고리’에 日원자로 55기-美 4기WP“日 50년내 지각 흔들릴 위험 40% 넘어”

14일 오전 10시 2분 일본 도쿄 동북쪽 150km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6.2의 여진이 다시 발생했다. “대형 지진이 또 올 수 있다”는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추가 대지진의 공포감이 퍼지고 있는 것은 일본이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지진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불의 고리’란 일본열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대만 알래스카 북미 남미 안데스산맥 칠레 해안까지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 지진대’(총 길이 4만 km)를 가리키는 말이다.

판 구조론상 이 지역은 지각을 덮는 여러 판 중 가장 큰 판인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인도-호주판 등의 다른 판들과 접하는 곳이다. 11일 대지진의 진원지도 불의 고리에 속한다. 지난달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규모 6.3), 지난해 2월 27일 칠레 콘셉시온 지진(규모 8.8), 지난해 1월 12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지진(규모 7.0) 등도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이 지진대에 속한 지역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진섭 부산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교수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는 판들이 많게는 연간 4∼5cm, 적게는 1∼2cm씩 움직이고 있다”며 “판이 움직이며 부딪치기 때문에 이 지진대에 속한 어느 지역에서도 일본과 같은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진 위험이 높은 ‘불의 고리’ 지역 가운데 원자력발전소가 다수 건설돼 있는 나라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전 세계 원자로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지질 구조 위에 세워져 있다며 일본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세계원자력협회 국가별 원자로 보유 통계와 세계지진위험평가프로그램이 분석한 ‘향후 50년간 지각 불안정 위험지수(재현지수)’ 자료를 결합해 보면 원자로 수와 지각 불안정 위험이 공통적으로 집중된 곳은 일본뿐이다.

세계원자력협회 자료를 보면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상업용 원자로 443기 가운데 55기가 일본에 있다. 일본보다 원자로를 많이 보유한 나라는 국가 전체 전력의 75.2%를 원자력발전으로 해결하는 프랑스(58기)와 일본보다 영토가 넓은 미국(104기)뿐이다.

그러나 원자로의 위험도에서 일본은 프랑스 미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세계지진위험지도를 보면 55기의 원자로를 가진 일본 영토 전체는 앞으로 50년간 지진으로 지각이 흔들릴 위험이 40% 이상이다. 반면 미국은 전체 104기의 원자로 가운데 지각이 불안정한 서부 해안가에 있는 원자로는 4기에 불과하다. 프랑스의 원자로도 대부분 지각이 불안하지 않은 지역에 세워져 있다. 프랑스 인근에선 이탈리아의 지형이 불안정하지만(최대 24%) 가동 중인 원자로가 없다. 원자로 21기를 보유한 한국은 앞으로 50년간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해도 지각이 심하게 흔들릴 위험이 최대 8%에 불과하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