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大入서 인터넷 커닝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휴대전화로 명문대 문제 빼내… 게시판에 올려 누리꾼 답 받아

최근 대학별 입학시험이 치러지고 있는 일본에서 휴대전화 e메일을 악용한 신종 부정행위가 잇따라 발생해 대학과 교육 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수험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시험 도중 휴대전화를 이용해 시험문제를 인터넷 통합검색 사이트 게시판에 올려 답과 풀이 내용을 요청한 것이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25, 26일 이틀간 치러진 국립 교토(京都)대 입시에서 8차례에 걸쳐 수학과 영어 문제가 시험시간 도중 유출됐다. 문제를 올린 이는 야후저팬 게시판에 “학원 시험에서 어려운 문제가 출제됐다”며 “답 외에 풀이과정까지 상세히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가운데 6문제에 대해 답이 올라왔으며 모두 정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도쿄에 있는 사립명문 와세다(早稻田)대와 릿쿄(立敎)대, 교토의 사립대인 도시샤(同志社)대 등에서도 최근 동일한 방식으로 문제가 유출됐다.

이번 사건은 교토대에 익명의 제보 전화가 걸려와 밝혀지게 됐으며 대학 측은 수험생이 시험 중 사용할 수 없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경찰 당국은 시험 유출자가 모두 같은 닉네임을 쓰고 있고 여러 대학에서 동일한 수법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조직적인 행위일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야후저팬 게시판은 ID와 비밀번호만 공유하면 다른 휴대전화로도 같은 닉네임으로 글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험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시험문제를 찍어 제3자에게 사진을 보내면 제3자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후 정답을 구하는 방식을 취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번 사건을 “대학 입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일”로 규정하고, 각 대학에 실태 조사와 보고를 요구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