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겨죽을 바에는…“내 딸 8만원에 팔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5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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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8만원에 팔아요."

열린북한방송은 황해북도 사리원 소식통이 "중국행을 원하는 사리원 여성들이 인신매매를 자원하고 있다"며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수십 명 이상이 된다"고 최근 전해왔다.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그는 이어 "이들은 최하 중국 돈 500위안(8만5000원)에라도 팔려가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인신매매가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만 화폐 개혁 이후에는 황해북도 사리원 등 내륙 지역으로 인신매매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과거에도 내륙 지역에서 인신매매가 간혹 있었지만, 여성들이 자원했다기보다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브로커에게 속아 팔려간 것이 대다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20~40대의 북한 내륙 지역 여성들이 '북한당국을 믿느니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가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북한 땅을 벗어나는 것이 곧 살아남는 방도'라고 생각한다는 것.

소식통은 "여성들은 사리원 역전에 나가 몰래 '민박 주문 받습니다'는 팻말을 들고 장거리 여행객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팻말에는 "민박 주문 받는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 목적은 인신매매 중계자를 찾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개인 민박 서비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민박을 찾는 손님들은 물품 거래를 위해 내륙과 국경지방을 오가는 골동품 업자 등 개인 장사꾼이 많다고 한다. 사리원 여성들은 바로 이들과의 접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물론 민박 수수료를 벌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이 민박 제공을 빌미로 탈북 브로커와 이어줄 사람을 만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는 인신매매가 국경지역 위주로 일어났는데 작년 중-후반부터는 사리원과 같은 평안도 이남 지역의 여성들도 인신매매를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여성들은 대개 20~40대로 가족을 떠나 돈이 없어서 다른 지역에서 한 집에 2~3 명씩 세 들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에는 극심한 생활고에 못 이겨 자기 딸들이라도 중국에 보내려는 여성들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들은 인신매매 브로커들과의 연결을 원하고 있으며 몸값으로 최하 중국 돈 500위안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들은 사실 중국으로 갈 수만 있다면 돈을 받지 않고도 인신매매를 자청할 만큼 절실하다"며 "그나마 브로커에게 500위안이라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받는 정도인데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보통 브로커들이 탈북 여성들을 넘겨주고 챙기는 금액은 1만 4000위안 정도인 데 반해 여성들이 받은 돈은 최하 500위안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중국 돈 500위안이면 북한 돈으로 약 20만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금액이면 가족들이 시장에서 야채장사라도 시작할 수 있고 도강 이후에 남은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인신매매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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