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젊은이들 ‘인터넷 지키기’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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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같은 인터넷 먹통사태, 메시 네트워크로 뚫어라”

이집트 정부의 인터넷 차단 조치에 경악한 전세계 젊은이들이 ‘인터넷 지키기 운동’에 나섰다. 9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또 다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 그 나라 정부가 이집트처럼 인터넷을 차단할까 우려한 젊은이들이 ‘메시(mesh·그물망, 철망)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런 젊은이들을 기술행동대란 의미의 ‘테크니비스트(technivist·technology와 activist의 합성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메시 네트워크는 인터넷망을 이용하지 않고 컴퓨터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도록 하는 것. 대형 컴퓨터부터 소형 노트북까지 유무선을 가리지 않고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컴퓨터 한 대만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이 컴퓨터와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테크니비스트들은 중동 지역 ‘동지’들과 e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메시 네트워크 만드는 방법, 인터넷 연결 차단 시 대처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는 인터넷 케이블 대신 구리 전선과 알루미늄 캔을 이용해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식도 있다. 뉴스위크는 이를 ‘맥가이버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중동에 직접 위성 인터넷 송수신기를 보내려는 젊은이들도 있다. 이집트 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ISP)가 접속을 차단했을 때 위성으로 연결된 컴퓨터는 문제가 없었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자칭 ‘핵티비스트(hacktivist·hacker와 activist의 합성어)’라 부르는 이들은 지난주부터 모금 활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2만 달러를 모았다. 목표치는 10만 달러다.

뉴스위크는 “위성 인터넷과 메시 네트워크를 결합하면 이집트처럼 인터넷 먹통 사태가 벌어지는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독재자를 혼쭐내는 인터넷’이라고 표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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