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한국훈련 지지는 자국위한 홍문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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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영통신-기관지 동원 맹비난

《 ‘한국은 미국 쫓아가다가는 쓴맛 단맛 다 본다.’ ‘(이번 남한의 사격훈련에 반응하지 않은) 북한의 냉정을 높이 평가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0일 실시된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의 한국군 실탄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을 칭찬하고 남한을 맹비난했다. 》
신화통신은 22일 ‘미국이 한국군의 실탄 사격훈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한국군 연평도 실탄 사격훈련 지지는 자국을 위한 홍문연(鴻門宴)’이라며 초(楚)나라 항우와 한(漢)나라 유방이 쟁패하던 시절의 홍문연에 비유했다.

홍문연은 항우가 모사 범증의 계략대로 홍문에서 연회를 열어 유방을 해치려 했으나 유방이 눈치 채고 자리를 피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홍문연은 겉보기엔 화려한 잔치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살의가 가득 차 겉과 속이 다른 상황을 비유한다. 즉, 미국이 한국과 군사 외교 관계를 강화하며 한국을 위하는 듯 각종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자국 이익을 관철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이 통신은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을 쫓아다니던 한국과 일본은 단맛과 쓴맛을 다 보았음을 스스로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1985년 일본 엔화의 대폭 절상을 강요한 플라자합의로 경제적으로 쇠퇴를 겪었고 미군 폭행사건 등으로 오키나와(충繩) 민중이 항의 시위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한국은 2008년 이후의 쇠고기 파동과 최근 한반도 긴장 등으로 손해를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환추시보는 20일 사설에서 북한이 남한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반격을 가하지 않은 것이 동북아 평화에 기여했다며 일방적으로 북한을 편들었다. 환추시보는 ‘북한이 보여준 냉정을 높이 평가하자’는 제목으로 사설을 싣고 “(이번 북한의 무대응은) 세계인에게 북한의 절제를 보여줬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북한의 선택으로 동북아 지역 사람들이 여전히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북한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반면 남한에 대해서는 “(남한 내에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북한에) 완승을 거뒀다면서 북한을 조롱하는 여론이 있는데 이는 싸움을 하는 세 살짜리 아이와 같은 태도”라고 맹비난하며 “남한은 자신들이 도발자의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홍문연 ::

항우가 유방을 해치기위해 홍문에서 연 연회 계략… 눈치채고 피한 유방은 후일 漢나라 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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