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사망 축구팬 추모객과 경찰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2일 19시 15분


코멘트

"5천여명 시위 참가..30여명 부상, 60여명 체포"
제2도시 페테르부르크서도 1천여 명 시위

러시아 프로축구 팬들과 민족주의자들이 11일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 근처에서 동료 축구팬 사망과 관련해 항의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 30여 명이 부상하고 60여 명이 체포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부상자 중에는 시위 진압에 나섰던 대(對) 테러 진압부대 '오몬' 요원 5명도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위대 5000여 명은 11일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 근처 마네쥬 광장에서 지난 6일 모스크바 축구팀 '스파르타크' 팬인 예고르 스비리도프가 남부 카프카스 지역 출신 청년들과의 집단 패싸움 과정에서 호신용 권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시위를 벌였다.

이 사건 용의자들이 카프카스 지역에 위치한 카바르디노-발카리야 자치공화국 출신으로 밝혀지자 슬라브족 러시아인들이 평소 카프카스 인종에 대해 품고 있던 반감이 다시 폭발한 것이다.

민족주의 단체들이 조직한 것으로 알려진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러시아인을 위한 러시아"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진압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은 또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고 일부는 광장에 세워진 성탄절 트리 장식을 떼어 던지기도 했다.

이에 경찰과 테러 진압부대 요원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한때 부상자 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모스크바 병원관계자는 "부상자 가운데 상태가 심각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모스크바시 경찰 총수인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가 시위 주동자를 만나사망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약속하자 충돌사태 발생 약 1시간 만에 대부분 해산했다.

그러나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인근 지하철역으로 몰려가 카프카스계로 보이는 승객이 탄 전동차량을 공격하려다 경찰과 다시 충돌했다.

한편 제2도시 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도 11일 축구팬들이 스비리도프 사망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 60여 명이 체포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모스크바 청년 스비리도프는 앞서 6일 자정 무렵 모스크바 시내 북부에서 모스크바 축구팀 '스파르타크' 팬들과 카프카스 출신 청년들 사이에 벌어진 패싸움 과정에서 숨졌다.

10여 명이 참가한 이 싸움에서 카바르디노-발카리야 출신 청년이 스비리도프에게 고무탄이 든 호신용 권총을 쏴 스비리도프가 머리 등에 4발의 탄환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6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이 중 5명을 곧바로 석방했다. 이에 축구팬들이 블로거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항의 여론이 급속히 번져갔고 일부 청년들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다시 용의자 3명을 붙잡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