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5대 직할시장 선거 여-야 ‘현상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野 민진당 득표율 사상 최고

“대만 유권자는 ‘현상 유지’를 원했다.”(대만 영자지 타이베이타임스)

27일 대만 지방선거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5대 직할시 시장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과 제1야당 민진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시장 자리를 그대로 다시 차지했다. 그러나 국민당은 전체 득표율이 44.5%로 민진당(49.9%)에 뒤져 내년 총선과 2012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타이베이타임스는 “국민당이 직할시 선거에서 타이베이와 신베이(新北), 타이중(臺中)에서 승리를 거뒀으며 민진당은 가오슝(高雄)과 타이난(臺南)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국민당이 5개 직할시 가운데 3곳을 차지해 수적 우세를 점했으나 원래 갖고 있던 곳이라 승리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다만 지역 일간지 ‘포커스 타이완 뉴스채널’은 “현상 유지로 국민당은 ‘친중(親中) 정책’을 고수할 힘은 얻었다”고 분석했다.

민진당은 판세를 뒤집진 못했지만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 이번 선거의 결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직할시 선거만 놓고 봤을 때 국민당은 2008년 대선보다 100만 표가 떨어졌지만 민진당은 약 34만 표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 50%에 이르는 득표율은 1986년 창당 이래 최고 수치다. 다만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쑤전창(蘇貞昌) 전 행정원장이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민진당이 지난 대선 패배를 딛고 강력한 정당의 면모를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의원 선거에서 화제를 모았던 천수이볜(陳水篇) 전 총통의 장남인 천즈중(陳致中) 후보는 가오슝 직할시 10지구에서 1위로 당선됐다.

천 후보는 “유권자에게 고맙지만 부모님이 수감 중이라 마음이 무겁다”며 “억울함을 씻기 위해서라도 국민당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최고법원은 11일 천 전 총통과 우수전(吳淑珍) 부부에게 ‘직무에 위배된 수뢰죄’를 적용해 각각 징역 19년과 19년 7개월을 확정한 바 있다. 천 후보 역시 7월 불거진 성매매 의혹으로 최근까지 검찰과 법원을 오가며 고초를 겪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