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과 공조해야” 페일린 황당 말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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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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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건, 미국은 우리의 ‘동맹’ 북한과 함께해야 한다는 점이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사진)가 한 라디오 토크쇼에서 한국과 북한을 헷갈려 구설수에 올랐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23일 미 라디오방송 PRN(프리미어 라디오 네트워크)의 ‘글렌 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을 “우리의 동맹(our North Korean allies)”이라 불렀다.

이 라디오 쇼 스크립트에 따르면 “최근 연이은 북한 관련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백악관이 북한을 제재할 만큼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다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국가안보란 큰 틀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대답한 뒤 “미국은 우리의 동맹 북한과 공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가 곧바로 “남한(South Korea)”이라고 지적하자 페일린 전 주지사는 “맞다. 우리는 동맹국 남한을 지지해야 한다”고 정정했다.

사소한 말실수일 수도 있으나 페일린 전 주지사가 남북한 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시되고 있는 터라 바로 구설에 올랐다. 2008년 미 대선 비화를 다룬 책 ‘게임 체인지(Game Change)’에는 페일린 전 주지사가 한반도가 왜 남북으로 분단됐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다음 날 라디오방송 TRN(토크 라디오 네트워크)의 ‘로라 잉그레이엄 쇼’에선 “부시 가(家)는 귀족 혈통(blue blood)”이라고 비난해 또 논란을 일으켰다. 진행자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가족 같은 공화당 엘리트들이 당신의 무릎을 꺾으려 하지 않느냐”는 유도질문에 “난 부시가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대다수 미국인은 그들과 같은 귀족 혈통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엘리트 귀족들은 대선 후보를 뽑는 경쟁을 허용치 않고 스스로 고르고 선택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 CBS뉴스는 “22일 전 대통령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미 CNN 래리 킹 라이브에 남편과 함께 출연해 ‘페일린은 알래스카에 있는 게 더 행복할 것’이라고 깎아내리자 맞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페일린이 상당한 지지 세력을 가졌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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