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무시 발언 日법무상 사임… 간 총리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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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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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지지율 26%로 추락

국회 무시 발언으로 야당의 퇴진 압력을 자초한 야나기다 미노루(柳田稔·사진) 일본 법무상 겸 납치문제담당상이 22일 전격적으로 사임했다. 자민당 등 야당이 여소야대인 참의원에 이날 문책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었고 결의안 통과가 확실시되자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던 그가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는 14일 지역구민 앞에서 “법무상은 국회에서 두 가지만 말하면 된다. 잘 모르면 ‘답변을 삼가겠다’고 하고, 그걸로 안 되면 ‘법과 증거를 토대로 적절하게 처리하겠다’고 하면 된다”고 했다가 야당이 일제히 ‘국회 경시 발언’이라며 들고일어났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 등 정권 핵심부는 21일 밤 긴급회동을 하고 그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법무상이 물러나지 않으면 최대 현안인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후임 법무상은 당분간 센고쿠 관방장관이 겸임한다.

더 큰 문제는 법무상의 퇴진이 막힌 정국을 뚫는 역할을 하기보다 간 내각의 약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데 있다. 중국과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을 비롯한 외교적 실책과 지지율 하락, 잇따른 지방선거 패배, 야당 공세 등으로 총체적 난국을 맞은 간 총리로서는 설상가상의 난국이다. 마이니치신문이 20, 21일 이틀간 조사해 22일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내각지지율은 26%로 지난달(49%)의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연거푸 일어난 각료의 실언과 사죄가 국민의 불신과 지지율 추락을 자초했다는 점에서 간 내각은 각료 입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9월 14일 출범한 간 총리의 2차 내각에서 각료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료가 자신의 실언 때문에 경질된 것은 지난해 9월 민주당 정권 출범 후 첫 사례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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