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20앞두고 韓·佛에 ‘통큰’ 경제협력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5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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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G20(주요20개국)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프랑스에 '통 큰' 경제협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는 오랜 숙원인 삼성과 LG의 차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허가 의지를구체화했고 프랑스에는 200억 달러 상당의 경협 계약을 체결한 것.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런 행보가 G20 정상회의의 현, 후임 의장국인 한국과 프랑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5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 방문 첫날인 4일(현지시간) 미화 200억 달러 이상의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가 중국에 140억 달러 어치의 항공기 102대를 판매키로 했으며 프랑스 원자력 발전업체인 아레바는 35억 달러 가량의 우라늄을 중국 광동핵발전그룹(CGNPC)에 공급하고 우라늄 처리공장도 현지에 투자하기로 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인 토탈도 중국 석유화학공장에 20억~3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후 주석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5년 후에는 양국의 교역액을 현재의 2배인 8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프랑스의 이런 경제협력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성화 봉송과 사르코지 대통령의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 면담, 중국의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 불매운동 등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밀착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후 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국제적인 핵심이슈인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 문제에 대해 입을 닫는 '성의'를 보였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를 여전히 감옥에 가둔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를 외면한 것. 후주석의 프랑스 방문기간에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류샤오보 등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위구르족과 파룬궁 수련자 등은 후 주석을 겨냥해 '독재자 환영'이란 플래카드를 내걸어 비난했다.

중국은 아직 한국의 LG와 삼성의 LCD 공장 승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 3일 정부의 최고위 의결절차인 국무원 회의를 열어 '승인'했으며 하부단계의 실무 승인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오는 11일 G20 서울 정상회의에 후 주석이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공장 승인을 정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광둥 성 광저우에 지을 8세대 LCD공장은 40억 달러 규모이고 삼성전자가 장쑤 성 쑤저우에 짓는 7.5세대 공장은 30억 달러에 달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환율 절상 압박을 우려하는 중국이 현 의장국인 한국과 차기인 프랑스에 쏟는 정성이 대단하다"며 "한국과 프랑스에 대한 통 큰 경제협력 행보는 그런 사정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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