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의원 출사표 던진 ‘여성CEO 아이콘’ 피오리나 前 HP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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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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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못만드는 정치인 물러나야… 당선땐 한미FTA 비준 통과 노력”

HP 회장 출신으로 성공한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아이콘’인 칼리 피오리나(사진)가 이번에는 워싱턴 정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그가 11월 2일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주 연방상원 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사표를 낸 것. 3선의 노장 바버라 복서 민주당 후보와 일전을 벌이고 있는 피오리나 후보는 ‘경제통’답게 캘리포니아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번 선거의 대표적인 초접전 지역 중 하나다.

24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유대인 회당 ‘스티븐 S 와이즈 템플’에서 연설을 마친 피오리나 후보를 만나 현장에서 인터뷰했다. 인터뷰에는 동아일보를 비롯해 ABC방송과 폭스뉴스 등이 참여했다. 말단 비서로 출발해 HP 회장까지 오른 피오리나는 2009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도 역경을 이겨내고 상원의원에 도전했다. 그는 7월에 한 가슴재활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겨 선거를 앞두고 26일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앞서 연설에서 그는 처음에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전화를 받고 타이프를 쳤던 일을 얘기하면서 “사람들은 어떻게 말단 직원에서 CEO까지 올라갔느냐고 종종 묻지만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왜 상원의원에 출마했나.

“경제의 방향을 바꾸려면 우리가 워싱턴에 보내는 사람을 바꿔야 한다. 이게 내가 출마하고 현직인 바버라 복서의 은퇴를 압박하는 이유다. 상원의원이 되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워싱턴에서 투쟁할 것이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키는 데 힘을 쓸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각종 규제를 줄이고 세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돈이 경제에 다시 들어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 바버라 복서는 28년 동안 워싱턴에 있으면서 기업에 높은 세금을 매기고 규제는 두껍게 쌓았다. 유권자들이 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선거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캘리포니아 주가 경제적으로 가장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주를 대표해 워싱턴에 가는 지도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번 선거에서 관심사가 일자리뿐인가.

“여러 이슈가 있지만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캘리포니아 주 20개 카운티의 실업률은 15%다. 이처럼 높은 실업률은 정부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국이 부도 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의 관료들은 정부 지출을 늘려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놓고 있다.”

―히스패닉과 흑인들은 그래도 민주당 편인데….

“사람들은 전통적인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집권층 민주당 정책에 너무나 지쳐 있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중립이든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간에 모두가 일자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을 뽑느냐 공화당을 뽑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문제다.”

―바버라 복서 의원도 일자리 법안을 만들고 중소기업지원 법안을 추진했다.

“법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자세히 봐야 한다. 중소기업 지원 법안은 정부가 은행을 지배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월가에 구제금융을 줬지만 성공했나. 월가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었지만 남은 게 무엇인가. 은행에 돈을 퍼붓는 대신 중소기업과 가업(家業)형 기업을 직접 도와야 한다.”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상원의원이 되면 한국뿐 아니라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에도 찬성표를 던질 것이다. 한국은 캘리포니아 주에 다섯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2008년에 캘리포니아 주는 77억 달러어치의 상품을 한국에 수출했다. FTA 비준에 실패하면 미국은 한국과의 FTA에 적극적인 유럽연합과 캐나다에 크게 뒤질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약력

▲1954년 9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출생 ▲1976년 미 스탠퍼드대 중세사·철학 학사 ▲1980년 미 칼리지파크 메릴랜드대 경영학석사(MBA) AT&T 영업사원 ▲1998년 미 루슨트테크놀로지 해외서비스부문 사장 ▲1999∼2005년 미 HP 회장 ▲2010년 6월 미 캘리포니아 주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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