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政 주도 총선 불공정” 수치 여사 보이콧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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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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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여않겠다” 우회 메시지… 미얀마 20년만에 내달 선거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64·사진)는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20년 만의 총선에 불참할 뜻을 밝혔다. 국민에게 총선 불참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수치 여사는 15일 자신의 니안 윈 변호사를 통해 “군사정권이 주도하는 이번 총선은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며 “나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 선거에서 표출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정부에 의해 무시당했다”며 “이제는 대중이 군사 정권이 저지른 잘못을 갚아줄 차례”라고 덧붙였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1990년 총선에서 485석 중 392석을 차지하며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지만 군정은 이를 무시하고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이번 총선은 20년 만에 치러지는 첫 선거. 이 선거가 미얀마에 민주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군부 통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비판론도 거세다. BBC에 따르면 군사정권은 이미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의석수의 25%를 확보한 상태다. 수치 여사는 “군사정권이 원하는 대로 치러질 불공정 선거로는 절대 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2일 수치 여사는 군정이 자신의 이름을 선거인 명부에 올려놓은 것에 대해 “법에 어긋난다”며 비판했다. 야당의 반대 속에 올해 3월 통과된 새 선거법은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얀마 정부는 9월 말 “예외적으로 수치 여사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년 중 15년가량을 구금 상태로 지내온 수치 여사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미국인 존 예토 씨 때문에 가택연금 규정 위반 혐의를 적용받아 18개월 추가 가택연금 조치를 당했다. 수치 여사는 선거가 치러진 후 6일 뒤인 11월 13일 가택연금에서 풀려날 예정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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