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고 유능한 오랜 나의 카운슬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새 비서실장에 선임한 피트 라우스 선임보좌관(64)을 이렇게 불렀다.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은 라우스는 2008년 대선 직후 꾸려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당선자비서실장을 맡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그림자 역할을 맡아 왔다. 그는 11월 중간선거 후 예상되는 백악관 개편 때까지 임시로 비서실장을 맡기로 했지만 경우에 따라선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조율하는 비서실장직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라우스 신임 비서실장을 택한 오바마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후반기 백악관도 핵심 측근들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의 후임에 외부 인사를 발탁해 백악관 쇄신을 기대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너서클’을 선택했다. 뉴욕타임스는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외부 인사나 정치인 등 새 얼굴을 기용하기보다는 소수 측근 ‘이너서클’을 유지하려는 대통령의 희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인선을 평가했다.
변화를 선택하기보다 연속성을 중시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사방침은 앞서 이뤄진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사퇴했던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 후임에 오랜 자문관인 오스턴 굴즈비를 임명했으며 피터 오재그 전 백악관 예산국장 후임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예산국장을 지낸 제이컵 루 국무부 부장관을 내정해 놓은 상태다.
내년 봄에 시카고로 돌아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보좌관 후임에는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의 기용이 점쳐지고 있다. 또 기브스 대변인 후임에는 빌 버튼 부대변인이,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후임에 토머스 도닐런 부보좌관이 각각 승진 발령 날 것이라는 관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너서클 중시 인사 방침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돌려 막기’ 식의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중간선거 후 바로 재선 가도를 닦아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선 잘 아는 측근을 핵심 포스트에 발탁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론 또한 만만찮다. 뉴욕타임스는 2일 ‘오바마 주식회사(Obama & Co.)는 11월 이후 지형을 고심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비서실장에 라우스를 발탁한 것은 중간선거 후 변화가 예상되는 의회와의 관계를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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