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美 11월 중간선거… 오바마-페일린-펠로시 ‘3人 3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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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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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黑風 “흑인들이여 결집하라”… 오바마, 표단속 급급

미국 11월 중간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 코커스’ 연례만찬에서 “이발소와 미용실에 가서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얘기해 달라. 직장과 교회에 가서 이웃에게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라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

2008년 ‘검은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등극할 당시 보여줬던 흑인표의 결집을 다시 한번 호소하고 나선 것.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을 좀 더 평등하고 정의로우며 완벽한 나라로 만들려는 미국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중간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 順風 티파티 후보 승리 견인… 페일린, 영향력 입증

11월 중간선거 예비경선 과정의 가장 큰 정치적 승리자 중 한 명으로 꼽을 수 있는 인물이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다.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이번 예비경선 과정에서 32명의 티파티 후보를 지지 선언하고 선거유세를 도왔으며 그중 21명이 승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특히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인물들인 티파티 후보 21명은 대부분 공화당 현역 정치인들을 무너뜨리면서 심상치 않은 ‘바꿔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여세를 몰아 17일 아이오와 주를 찾았다. 아이오와는 뉴햄프셔 주와 함께 민주 공화 양당의 대통령 선거 첫 예비경선이 열리는 곳. 헌법 제정 기념일을 맞아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열린 ‘레이건 디너’ 행사에는 공화당원 1400명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중간선거의 승리를 위한 당의 단합을 강조한 페일린 전 주지사는 “오바마 행정부는 작은 정부 및 감세, 자유시장경제, 강한 미국 건설 등 미국의 기본가치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며 “중간선거 승리로 미국을 본궤도에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逆風 의장연임 반대파 급증… ‘펠로시 때리기’ 수모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에 걸맞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낸시 펠로시 의장은 여러모로 정치적 시련을 겪고 있다. 2006년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12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다수당의 위치를 차지한 펠로시 의장의 민주당이 4년 만에 공화당에 ‘의회 통제권’을 넘겨줄 처지가 됐기 때문. 현재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수성이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 대세다. 공화당이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리버럴의 괴수’라고 공격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판세가 불리해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다수당을 유지한다 해도 차기 하원의장은 펠로시 의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철의 여인’으로도 불리는 펠로시 의장은 “선거전이란 것은 원래 그런 것이다”라며 겉으론 태연한 표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펠로시 의장의 측근 말을 인용해 “생존을 위해 민주당 후보들이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허용했다”며 당내 펠로시 때리기가 ‘사전 양해사항’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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