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노조 비켜” 中 신세대 노동자 나섰다

  • 동아일보

외부전문가-여론 활용해
혼다자동차 파업 등 주도

중국의 유명 노동문제 전문가인 런민(人民)대 노동관계 연구소장 창카이(常凱) 교수는 이달 3일 광둥(廣東) 성 포산(佛山) 혼다자동차 부품 공장의 노동자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일면식이 없는 19세의 리샤오쥐안(李曉娟)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파업한 사정을 얘기하며 법률자문을 요청해 온 것. 그는 이튿날 현장으로 달려가 현재까지 무료로 법률자문에 응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먼저 파업 및 협상 주도자가 기존 공회(工會·노조)의 조직원이 아니라 노동자 중에서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의 대표라는 점에서 특이했다. 기존 공회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자 노동자들이 직접 들고 일어난 것.

또 하나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전문가를 초청해 적절히 활용하고 언론과 여론 등 외부의 힘을 이용할 줄 안다는 점이다. 이들은 파업을 벌이기 전 포산은 물론 선전(深(수,천))이나 광저우(廣州) 등 주변 대도시의 언론에 파업 계획을 알렸다. 이는 당시 선전의 대만계 기업 폭스콘이 잇단 근로자 자살과 회사 측의 임금 인상으로 받고 있는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오기 위한 수단이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17일 시작해 2주 만에 노사협상을 마무리한 혼다자동차 부품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은 ‘신세대 노동자에 의한 선구적인 노동운동’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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