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中-홍콩TV 출연… 친근감 주려 집안 얘기

  • 동아일보

“빌이 좋아하는 총질 영화 보면 피곤
내가 고른 연애물 볼때 그는 자 버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4, 25일 이틀간 열린 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관영 중국중앙(CC)TV와 홍콩 펑황(鳳凰)TV에 출연해 집안 얘기 등 가벼운 화제로 친근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클린턴 장관은 25일 CCTV와의 인터뷰에서 “여름에 딸 첼시(30)의 결혼이 집안은 물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모든 엄마가 그렇듯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첼시는 10대 때부터 사귀어 온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두 살 위의 마크 메즈빈스키와 지난해 12월 약혼했다. 클린턴 장관은 “영어에 ‘신부의 샤워(bridal shower)’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목욕탕에 들어가 샤워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하기 전에 친구나 친지가 예비신부에게 선물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펑황TV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함께 출연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영화에 대한 취향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떤 영화를 볼지 합의가 안 돼 교대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며 “빌은 액션물을 좋아해 영화에 폭력이 많을수록 좋아하지만 나는 코미디나 연애물 같은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빌은 때로 상영관에 나를 앉혀 놓고 서로 총질하는 장면을 보는데 나로서는 전혀 휴식이 안 될 때가 있다”며 “그럴 때는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내가 보자는 영화를 보러 가면 빌은 잠을 자 버린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중국의 오프라 윈프리’라고도 불리는 사회자 천루위(陳魯豫) 씨가 각료회의에서 힐러리 장관과 가이트너 장관이 서로 대화하는 장면의 사진을 내놓자 “가이트너보다 머리 만지는 시간이 훨씬 긴데도 그만큼 멋있지가 않다”고 말했다.

천 씨가 “가이트너 장관이 미 행정부에서 가장 미남 중 한 명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자 본인은 “사실이 아니다” 하고 클린턴 장관은 “자신 있게 말하는데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화가 이처럼 머리손질 양육 등 신변잡기로만 흘러 두 장관은 다소 심각한 얘기를 하려고도 했으나 진행자가 의식적으로 가벼운 한 주제로 유도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