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고향서 공화의원 당선…기업 정치기부금 공화에 역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민주 11월 중간선거 잇단 경고음

22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치러진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찰스 드저 후보(39)가 당선됐다. 중국계 미국인인 드저 후보는 민주당 닐 아버크롬비 의원의 하와이 주지사 출마 선언으로 공석이 된 하와이 1선거구 보궐선거에서 39.4%의 득표율로 민주당의 에드 케이스(30.8%)와 콜린 하나부사 후보(27.6%)를 따돌렸다. 공화당이 하와이에서 열린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열린 지역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태어난 곳으로, 2008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70%의 지지로 압승한 곳이어서 공화당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마이클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23일 “11월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약진할 것을 보여준 상서로운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른 민주당 선거위원회 의장은 “적전분열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경종을 울린 선거”라고 말했다.

중간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자 정치자금의 유입 통로가 되는 정치활동위원회(PAC)의 정치자금 모금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이나 노동조합 등의 이익단체가 조직할 수 있는 PAC는 입후보자 각자에게 선거 때마다 5000달러씩을 기부할 수 있으며 연간 헌금총액의 제한은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업의 PAC 선거자금 기부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올 들어 정치기부금 52% 정도가 공화당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기업들은 집권당에 정치자금을 몰아주는 것이 관례였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강세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상하 양원을 석권한 공화당은 2007년까지만 해도 기업의 정치기부금 모금에서 민주당을 압도해 왔다. 하지만 2008년 ‘검은 혁명’을 일으킨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전을 치르면서 민주당은 공화당을 능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 정가에서는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상하원 중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