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통행금지 연장… 野, 총리 불신임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반정부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 강제해산 이후 시위는 진정됐지만 정부와 야당이 각각 강경 대응 방침과 총리 불신임안 제출로 부닥치면서 정국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수도 방콕과 지방 23개 주에 내려진 통행금지 조치를 25일까지 이틀간 연장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날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선거를 치르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는 전적으로 내가 판단한다”며 “(반정부 세력의) 폭력과 시위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새로운 선거 실시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아피싯 총리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고 지금도 투쟁을 계속하자거나 6월에 다시 시위를 벌이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선(先)폭력 종료, 후(後)선거일 결정’ 입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아피싯 총리가 유혈 강제진압에 따른 사회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조만간 조기총선 실시를 발표할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과는 달리 앞으로도 강경 대응할 뜻을 천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최대 야당인 푸에아타이당은 반정부 시위 사태에 책임이 있는 아피싯 총리와 장관 4명에 대한 불신임안을 24일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푸에아타이당은 반정부 시위대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정당이다.

찰럼 유밤룽 푸에아타이당 당수는 “현 정부는 국민을 희생시켰기 때문에 더는 나라를 통치할 적법성을 갖고 있지 않다”며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자신이 임시총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아피싯 정부가 반정부 세력과 타협하지 않으면 태국의 정치적 불안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조사개발연구소의 경제학자 아마르 시암왈라 씨는 “시위대의 끓어오르는 분노심이 무장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위대는 고향으로 돌아가 장기적인 지하 저항운동을 준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