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6자 재개 유리한 조건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7일 11시 24분


"북.중 우의, 세대교체로 변해선 안돼"..후계 문제 우회언급한반도 비핵화 입장 불변..中의 대북투자 환영원 자바오 "北에 개혁개방 경험 소개 희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유관 당사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밝히는 한편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중 양국 정상은 6자회담 당사국이 성의를 보이고 6자회담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9·19 공동성명 합의에 근거해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이나 복귀 시기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은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 등 자국이 제시한 조건을 나머지 당사국들이 받아들이라는 촉구의 메시지로 관측된다.

후 주석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고위층 교류 지속 △내정 및 외교문제, 국제 및 지역정세, 국정 운영 등 중요 공통 관심사에 대한 전략적 소통 강화 △경제 무역 협력 심화 △문화, 교육, 스포츠 등 인문 교류 확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포함해 국제와 지역 문제에서의 협력 강화 등 5가지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후 주석이 제시하고 김 위원장이 받아들인 2번째 제안은 북한과 중국이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 문제 등 동북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현안에 대해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후계 체제 문제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손수 맺어 키워낸 전통적 우의 관계는 시대의 풍파와 시련을 겪었지만 시간의 흐름과 세대교체로 인해 앞으로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와 관련, "양국 우호관계를 시대의 흐름과 함께 발전시키고 대대손손 계승하는 것은 양국이 가진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신 압록강대교의 건설은 양국 우호협력의 새로운 상징"이라면서 "호혜 공영의 원칙에 따라 북한은 중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고 양국간 실무협력의 수준을 제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후 주석에게 방북을 초청했으며 이에 후 주석은 감사를 표시하며 흔쾌히 수락했다.

CC(중앙) TV 화면에 비친 김 위원장은 회담에 앞서 후 주석과 포옹을 했으며 회담 중간에 메모하는 등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북한 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등이 배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 부주석과 다이빙궈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링지화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류훙차이 주 북한 대사 등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도 별도로 회동, 양국간 경제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을 적극 지지하며 북한에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건설의 경험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 경제협력은 매우 큰 잠재력이 있으며 양국은 함께 노력해 중점협력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변경(국경지역)의 기초시설(인프라)건설과 새로운 영역과 방식을 통한 합작을 위해 종합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권력 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별도 회동했고 자칭린 정협주석, 리창춘 위원, 시진핑 부주석, 리커창 부총리, 허궈창, 저우융캉 위원 등 정치국 상무위원 9명과 환영만찬 등 각종 행사를 통해 모두 만났다.

후 주석은 6일 오전 김 위원장이 중관춘 생명과학원을 방문할 때 직접 안내를 맡기도 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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