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그리스 사태는 빙산의 일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그리스가 처한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 문제는 많은 선진국과 일부 신흥시장의 국가채무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

그리스발 글로벌 금융위기 공포가 다시 불거지면서 그 확산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온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의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닥터 둠(Dr.Doom)’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그는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더블딥 현상과 유로존 붕괴 가능성을 계속 언급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RGE모니터’ 웹사이트에 올린 분석에서 “채권시장의 자경단이 그리스뿐 아니라 포르투갈,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스페인(이른바 PIIGS 국가)도 노리고 있다”며 “이는 국채 금리를 더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자경단은 일본과 미국처럼 재정정책이 지속되기 어려운 나라까지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과 미국 등 재정적자가 GDP의 10%에 육박하거나 이미 넘어선 선진국이 나오고 있으며, 이 비율은 향후 몇 년 안에 급속히 올라 최대 두 배까지도 될 수 있다는 것.

‘채권시장 자경단’이란 1984년 경제학자 에드워드 야데니가 만든 말로, 채권을 사고팔면서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투자자들을 일컫는다. 중앙은행 정책에 문제가 있거나 채권시장에서 인플레 징후가 나타나거나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식이다.

루비니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와 감독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채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더 크고 위험한 위기가 닥쳐올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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