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이란핵 제재’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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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후진타오 정상회담… 무역분쟁 의견차는 못좁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제재 문제와 양국 간 무역갈등 해소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1시간 반 동안 양국 간 외교안보 및 경제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이란 핵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정상회담 직후 외교당국 실무진에 실행 가능한 제재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회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이란 핵문제에 공동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특히 후 주석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후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회담에 대해 “양국 간 외교관계가 해빙무드를 띠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접견 문제, 구글 철수 사태, 환율 문제, 무역마찰 등으로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여 왔지만 후 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벽두부터 양국 간 긴장관계의 진원지가 됐던 무역 분쟁과 관련해서는 두 정상이 여전히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위안화 환율 조정이 양국 간 무역불균형이나 미국의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13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위안화 환율 조정의 이유로 내세우는 핵심 사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 후 주석은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추구하지 않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촉구했다.

후 주석은 특히 “위안화 환율은 세계경제 및 중국경제 운영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 문제와 관련해 시장의 기능에 맡기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로 위안화 환율문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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