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인난에 춘제때 귀성한 농민공 쟁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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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고향 발전 도와달라”… 동부 “돈 더 줄게 돌아오라”

중국의 동부 연해지역과 서부 내륙지역이 농민공(농촌 출신의 도시 막일꾼)을 붙잡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농민공의 주요 공급처인 내륙지방은 춘제(春節·중국 설) 때 귀성한 농민공이 고향에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반면 인력난에 시달리는 동부 연해지역에서는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등 유인책을 제시하며 이들이 고향을 떠나 빨리 돌아오도록 독려하고 있다.

중국 및 홍콩 언론은 경기 회복과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내륙 개발로 내륙지방에서도 연해와 마찬가지로 인력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일부 내륙 지방정부는 창업을 장려하고 농민공 정착에 따른 각종 혜택을 내놓고 있다.

23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후베이(湖北) 성 성도 우한(武漢) 시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국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한에서만 8만 명가량의 인력이 부족하다”며 “(농민공들은) 우한에 남아 직장을 잡거나 창업을 하라”고 호소했다. 시 정부는 직장을 소개하고 직업훈련을 시키는 등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후베이 성은 허난(河南), 안후이(安徽), 쓰촨(四川) 성과 더불어 농민공을 많이 배출하는 지역이다.

매년 1200만 명이 외지로 일을 찾아 떠나는 중국 제1의 농민공 공급지인 허난 성도 인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밍보는 600만 명 수준이던 성 내 인력 수요가 지난해 1000만 명으로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성 정부는 부인했지만 허난 성 역시 노동력 유출 방지 조치를 내놨다고 중국경제망이 22일 보도했다. 실제 허난 성의 수도 정저우(鄭州) 시에서는 농민공을 고용하는 많은 기업이 임금을 올리는 등 처우를 개선하고 있다. 생활물가가 낮은 데다 임금과 처우가 나아지면서 외부로 나가는 농민공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한편 주장(珠江) 강 삼각주 등 중국 연해지역은 연령이나 학력 제한 완화, 임금과 처우 개선 등 각종 유인책을 쏟아내며 농민공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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