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후텐마’ 해결사? 이전 후보지로 ‘시모지 섬’ 첫 공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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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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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민주당 핵심 ‘3인 3색’
오자와 대안 직접 제시
오카다 미일 합의 선호
하토야마 잇단 말바꾸기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를 놓고 민주당 정권의 핵심 3인방이 조금씩 엇갈리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권의 최고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은 29일 연립 3당 간부 송년회에서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 문제에 대해 “시모지(下地) 섬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공항이 있다”고 말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사민당의 시게노 야스마사(重野安正) 간사장에게 “사민당은 오키나와 현 내로의 이전은 안 된다는 것이냐”고 물은 뒤 시게노 간사장이 괌으로의 이전을 주장하자 시모지 섬을 언급했다. 정권 핵심 인사가 기지 이전 후보지와 관련해 나고(名護) 시가 아닌 지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오자와 간사장은 28일 나고 시 캠프 슈워브로 옮기기로 한 기존 미일 합의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후텐마 문제에 개입하고 나섰다. 그가 시모지 섬을 공개적으로 거론함에 따라 정부와 연립여당 내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모지 섬은 오키나와와 대만의 중간에 있는 작은 섬으로 3000m짜리 활주로를 가진 공항이 있다. 1979년 7월 개항한 이 공항은 현재 정기편이 끊겨 항공사의 조종사 훈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모지 섬은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이 올 10월 담당 국장을 보내 현황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정부 내에서도 후텐마 이전 후보지 중 하나로 내부적으로 검토해온 지역인 셈이다.

그러나 미국과 후텐마 협의를 담당하는 각료인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기존의 미일 합의안이 없어진 게 아니다. 더 좋은 안이 없으면 기존 계획이 계속 살아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오카다 외상은 진작부터 기존 합의안을 선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다. 그는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후텐마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지난달 1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를 믿어 달라”고 말한 후에도 편지를 따로 보내 “나를 믿어 달라. 연내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일본 언론이 워싱턴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이달 1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클린턴 장관을 만나서는 “결정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하토야마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 직후 딴소리를 한 것과 함께 편지를 언급하면서 “미국 관리들은 하토야마 총리를 변덕스러운 지도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오자와 간사장이 제안한 시모지 섬과는 별개로 같은 오키나와 현 안에 있는 섬인 이에(伊江) 섬도 후보지로 거론하고 있다. 이에 섬은 오키나와 본 섬에서 9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1600m의 활주로를 갖춘 보조비행장과 미 해병대 훈련시설이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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