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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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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과 중국석유는 13일 베이징(北京)에서 러시아가 한 해 약 700억 m³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 공급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양측은 러시아가 가스를 공급하고 중국은 차관을 제공하는 ‘가스-차관 교환’ 형식으로 협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올해 초에도 중국이 2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를 석유로 돌려받는 계약을 맺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천연가스는 서(西)시베리아의 가스전에서 수송하거나 혹은 동(東)시베리아와 사할린에서 보내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서시베리아 가스는 당장에라도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돼 있지만 동시베리아는 천연가스에 제거해야 할 화학물질이 있어 정제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사할린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중국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르면 내년쯤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에 등록된 러시아 에너지투자그룹의 자회사가 베이징에 설립됐으며, 이 업체는 이미 동시베리아의 천연가스전 2곳에서 약 600억 m³의 천연가스 채굴권을 확보했다고 경제전문 차이징(財經)망이 13일 보도했다. 이 업체는 2년 내에 3억 달러가량을 투자해 천연가스를 채굴할 계획이다. 이 업체의 동시베리아 가스전은 시베리아와 태평양을 이어 건설 중인 가스 파이프라인에서 15km에 불과해 앞으로 중국은 물론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도 천연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차이징망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은 이날 약 35억 달러에 이르는 차관 제공 및 투자협정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중국개발은행과 농업은행이 러시아 VEB은행에 각각 5억 달러를 차관으로 제공하고,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산업시설 건설에 투자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양국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상대국에 통보하는 내용의 군사협약 등 원 총리와 푸틴 총리는 이날 11건의 협약에 서명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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