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10대때부터 담배피워 끊기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 입력 2009년 6월 24일 02시 59분


오바마 강력한 담배규제법 서명

“나도 10대 때 담배에 손을 댔다. 담배를 끊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그 자신 금연을 향한 지난(至難)한 투쟁을 벌여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22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담배규제법안에 서명했다. 이달 중순 상·하원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한 이 법은 식품의약국(FDA)이 니코틴 함유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담배에 캔디 등 다른 향을 첨가하는 것도 금지했다. ‘라이트(light)’ ‘마일드(mild)’ ‘저타르’처럼 건강 위험이 적다는 뜻을 담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할 수 있으며 청소년들이 읽는 출판물의 담배 광고를 제한하고 광고는 모두 흑백으로 바꾸도록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전체 흡연자의 약 90%가 18세 생일을 전후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며, 매일 1000여 명의 18세 미만 청소년이 새로 정기적인 흡연자가 된다”며 “나도 그런 10대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이들이 아무 이유 없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담배 회사들의 공세적인 마케팅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이번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가 대선 출마를 반대하자 금연을 약속했으며, 대선 기간에도 껌을 씹는 등 금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부단히 보여 왔지만 자신이 금연에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물어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물어보지 않을 것이다. (그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구체적으로 (물고)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는 매일 투쟁하고 있다”고 말해 대통령이 여전히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을 뿐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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