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부자들이여, 나눠주는 기쁨을 느껴라”

  • 입력 2009년 6월 5일 03시 00분


빌 게이츠, 자선토론회서 억만장자들에게 호소

“부자는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 나눠주면 기부의 기쁨을 알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 부자이자 천문학적인 기부로 유명한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54·사진)이 3일 억만장자들을 향해 기부를 호소했다. 게이츠 전 회장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자선 토론회에 참석해 “자식에게 아무것도 물려주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기부를 하면 세상이 넉넉해지고 자식도 더 잘살게 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날 “나는 부자가 갖고 있는 재산이 가난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라며 “나눠주는 기쁨을 느껴라”라고 거듭 기부를 권유했다.

게이츠 전 회장은 4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빈곤 및 질병 퇴치를 위해 쓰겠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부인과 함께 운영하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내놨다. 세계 2위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2006년 자신의 전 재산 중 85%를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게이츠 전 회장은 “다양한 질병의 백신 지원을 통해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렸다”며 재단의 가장 큰 성과로 백신 분야를 꼽은 뒤 “하지만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학이 아직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것에 가장 큰 실망을 느낀다”며 관련 전문가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빌&멀린다 게이츠재단, 亞太에이즈학회에 5억원 기부▼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부인 멀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아시아 지역의 에이즈 퇴치를 위해 41만 달러(약 5억1000만 원)를 기부했다.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학회(ASAP)’ 회장인 건국대 조명환 교수(사진)는 4일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학회에 41만 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학회를 통해 아시아 지역 에이즈 퇴치 및 에이즈 예방을 위한 연구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특히 아시아 각국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정책 입안을 이끄는 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8월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 학회도 지원해 에이즈 연구의 활발한 교류를 도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현재 아시아에서는 에이즈 감염자 7명당 1명만이 치료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기금이 아시아 에이즈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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