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예고편” 각국 정당 긴장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EU 27개국 4∼7일 유럽의회 선거

獨-英-佛 우파 지지율 앞서 경제위기속 극우-극좌파도 득세

유럽의회 선거가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에서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실시된다. 결과는 모두 7일 공개된다.

유럽의회 선거는 약 40%로 예상되는 저조한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독일 영국에서는 예비선거,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는 중간선거의 성격을 갖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극우나 극좌 성향 정당이 5년 전보다 약진하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회원국 인구비례 할당… EU 기관 감독 역할

올해로 7번째인 유럽의회 선거는 각 회원국에서 3억7500만 명의 유권자가 직접·보통선거로 5년 임기의 의원 736명을 뽑는다. 의원 수는 회원국별 인구비례로 할당되고 다시 각 회원국에서는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로 의석이 배분된다.

유럽의회는 이사회, 집행위원회와 함께 EU를 지탱하는 ‘삼발이’ 가운데 하나지만 주권국가의 입법부와는 성격이 다르다. 유럽의회의 입법기능은 제한적이며 EU 각 기관에 대한 감독, 통제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독일 영국 총선 가늠자

독일에서 유럽의회 선거는 9월로 다가온 총선의 예비선거적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달 29일 공영방송 ZDF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민당(CDU)은 5년 전보다 5.5% 떨어진 39%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으나 기민당과 자민당(10%)을 합친 지지율이 절반에 육박함에 따라 9월 총선에서 기민당은 사민당(SPD)과의 대연정을 끝내고 자민당과 우파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은 지난달 30일 일간지 타임스의 여론조사에서 16%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보수당에 밀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독립당(UKIP)에도 밀렸다. 이에 따라 노동당의 내년 총선 승리 가능성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올해 독일에서 기민당과 자민당의 연정이 이뤄지고 내년 영국에서 보수당이 승리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권하는 프랑스와 함께 유럽 주요 3국이 우파 일색이 될지 관심이다.

프랑스 안도, 이탈리아 불안

프랑스에서 유럽의회 선거는 집권당 실정에 대한 화풀이 선거가 되기 쉬워 집권당으로서는 늘 애를 태우는 선거다. 일간지 르몽드의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26%, 사회당(PS) 20%, 중도파 민주운동(Modem)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경제위기에서 유럽의 목소리로 활약한 데 힘입어 집권당은 간신히 수위를 지켰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중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집권 자유인민당은 민주당을 무려 14%나 앞섰다. 그러나 그 사이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0대 모델과의 추문에 휘말리고 언론이 집요하게 이를 파고들면서 집권당의 지지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단주의 약진

일부 경제위기에 낙담한 사람들이 중도를 버리고 극단으로 향하면서 극우와 극좌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다. 반(反)이슬람을 기치로 내건 네덜란드의 ‘자유를 위한 정당(PVV)’, 반유럽통합을 주창하는 아일랜드 ‘리베르타스’, ‘영국 일자리는 영국인에게’라는 국수주의 구호를 내건 영국 ‘브리티시민족당(BNP)’ 등 극우 정당이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극좌파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독일에서는 좌파당의 지지율이 8%, 프랑스에서는 좌파전선의 지지율이 7%, 반(反)자본주의 신당의 지지율이 6%까지 나오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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