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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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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인 주일 미국대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존 루스 변호사(54·사진)가 내정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루스 변호사는 실리콘밸리에서 정보기술(IT)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다루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으며 일찍부터 오바마 대통령을 지원해 온 인물.
그동안 주일대사로 유력시됐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최종 조율 단계에서 루스 변호사에게 밀린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 사실을 19일 일본 정부에 통보했으며 일본 정부의 답변이 오는 대로 루스 대사 내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루스 내정자는 스탠퍼드 로스쿨 출신으로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하기 전부터 자택에서 자금 모금 파티를 개최하는 등 적극 지지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8월 그를 “오바마 진영 최대 자금 조달자 중 한 사람”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이는 나이 씨의 아시아 및 일본과의 외교관계에 대한 식견이나 경험보다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를 우선시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주일대사 선정 과정에서 오바마 정권의 아시아 전문가 그룹이 미일관계에 정통한 나이 교수를 추천한 반면 대통령 측근들이 대통령의 정치적 맹우(盟友) 케이스인 루스 씨를 지지했으며 최종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측근들의 안을 수용했다.
이에 일본 각계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이 오바마 정권 출범 초기인 1월부터 주일대사로는 나이 교수가 유력하다며 이를 오바마 정권이 미일관계를 중시하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보도를 해왔기 때문. 제럴드 커티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내정자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어서 놀랐다”며 “미국의 대통령은 오바마임을 보여준 인사”라고 평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