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에 선거 중책” 일단은 동행

  • 입력 2009년 5월 18일 02시 58분


日민주당 대표에 7선 하토야마 선출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은 16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2) 간사장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이날 하토야마 간사장은 민주당 중·참 양원 의원 221명(중의원 112명, 참의원 109명) 중 과반인 124표를 얻어 95표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55) 부대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정치자금 문제로 전격 퇴진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하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로 집행부를 이끌어온 안정감과 더불어 당내 최대지분을 가진 오자와 진영의 전폭 지원을 바탕으로 승리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토야마 대표는 당선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대 목표는 총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토야마 대표는 17일 당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경선의 맞수였던 오카다 부대표를 당 운영의 요추인 간사장으로,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오자와 전 대표를 선거담당 대표대행으로 내정했다.

이로써 3월 초 오자와 전 대표의 비서가 건설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관리해온 혐의로 전격 체포된 뒤 급제동이 걸렸던 정국은 다시 총선체제로 돌입했다. 9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치러질 차기 중의원 선거에는 여야 정권교체 여부가 걸려 있다.

하토야마 신임 대표의 앞에는 난관도 적지 않다. 우선 리더십을 발휘해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당내 구성원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 또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있는 오자와 전 대표와의 관계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그간 오자와 전 대표를 충직하게 보좌해왔고, 이번 대표선거에서도 오자와 그룹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오자와 전 대표가 ‘섭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대표 선출을 둘러싼 여론의 추이는 향후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시기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토야마 신임 대표는 도쿄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센슈(專修)대 조교수로 학자의 길을 걷다가 39세 때인 1986년 중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된 7선의원이다. 1993년 자민당 분열 때 탈당해 비(非)자민 호소카와(細川)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맡았으며, 1996년 간 나오토 현 대표대행과 민주당을 창당한 뒤 대표와 간사장 등을 지냈다.

정치 명문가의 세습의원 4세로 조부가 지금의 자민당을 만든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전 총리, 부친은 하토야마 이이치로(鳩山威一郞) 전 외상이다. 친동생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60) 씨는 자민당 소속으로 현재 총무상을 맡고 있다. 특히 조부인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는 아소 총리의 외조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와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점에서 ‘총리 손자들의 대결’이 될 차기 총선거는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지지율 아소에 11%P 앞서

한편 교도통신이 16, 17일 일본 전역의 유권자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전화 여론조사에서 하토야마 대표가 43.6%의 지지율을 얻어 32%에 그친 아소 총리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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