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 中 쓰촨 대지진 1주년…시설 85% 복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시설 85% 복구… 230만명 ‘외상후 증후군’ 고통

《중국 쓰촨(四川)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8만6000여 명이 사망 실종한 지 12일로 1주년을 맞는다.

중국에서는 이날 지진 발생 시간인 오후 2시 28분부터 1분간 전국에서 희생자 추모 묵념 행사를 갖는다.

지진 발생 1년 후 중국은 지금 재앙의 아픔을 나누고 서로 도와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정체성이 강화되고 단결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복구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

베이촨 구도시 등 173곳 지진기념 관광명소로 개발

○ 쓰촨은 복구 중, 지진을 관광상품으로!

지진 피해지역의 도로 수리 에너지 등 사회 기반시설의 85%가량이 복구됐다. 하지만 무너진 3340여 개 학교는 아직 8%만이 새로 지어졌을 뿐이다.

1주년을 전후해 중국 전국에서도 희생자 추모 및 유가족 지원 기념식과 자선행사, 기념 토론회 등이 열린다. 중국 신문과 방송은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쓰촨 성 각 지역의 모습을 연일 소개하고, 중국 외교부는 수차례에 걸쳐 외신 기자 현장 취재단을 조직해 안내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대지진을 주제로 한 영화 ‘전방후방(前方後方)’도 개봉됐다.

지진으로 건물 70%가 무너진 베이촨 현 현청 소재지는 인근 안창(安昌) 진의 일부 지역으로 옮기고 구(舊)도시는 폐쇄해 ‘현장 지진 박물관’으로 전환된다. 11일에는 다이(大邑) 현 안런(安仁) 진에 ‘원촨 지진 박물관’을 완공해 지진 발생부터 1개월간 발생한 사건을 시간대 별로 전시한다. 쓰촨 성은 베이촨 구도시 등 모두 173곳을 지진 기념 관광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진으로 무너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관광산업 재건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7년 4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유비와 제갈량 사당 등 삼국지 유적이 많은 청두(成都) 시는 11곳의 국가급 관광지 11곳을 1년간 무료 입장할 수 있는 1500만 장의 여행 쿠폰 ‘금판다 카드’를 발급하기도 했다. 12일 하루 동안은 쓰촨 성 전역의 관광지가 무료 개방된다.

자녀잃은 부모 분노 여전…복구 나선 공무원 잇단 자살

○ 상처 치유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

지진 피해 복구공사는 내년 말경 마무리될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밝혔다. 하지만 가족 친구 친지를 잃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는 깊다. 여기에 부실 공사로 인한 학교 붕괴로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아 자칫 불안요소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진으로 230만 명이 ‘외상 후 증후군(PTSD)’을 겪고 있지만 전문 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최근 전했다. 지진 피해자이면서 자신들의 슬픔을 추스를 틈도 없이 재건과 복구, 이재민 보호 등의 격무로 시달려온 공무원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복구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도 여전히 남아있다. 학부모들은 학생 희생자가 당국이 발표한 5335명보다 많으며 무너진 학교 건물에 부실 공사가 없었다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몐양 시에서는 2월 지진 구호성금 집행 문제로 시위를 벌이던 주민 수백 명이 경찰과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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