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대선 유통재벌 우파후보 압승

  • 입력 2009년 5월 5일 02시 56분


좌파가 집권해 온 파나마에서 우파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주인공은 5년 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5%대의 낮은 득표율로 낙선한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대선 후보(사진). 우파인 민주변화당 소속인 그는 3일 개표가 87% 진행된 가운데 61%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37%에 그친 좌파혁명민주당 발비나 에레라 후보를 눌렀다. 이처럼 5년 만에 득표율이 치솟은 비결은 무엇일까. 외신은 ‘운하’에서 찾았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52억5000만 달러(약 6조7725억 원)를 투입해 파나마 운하를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를 넓혀 큰 선박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통행료 수입을 늘리고 일자리도 창출해 경제난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파나마에선 운하 통행료가 세수의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운하 문제는 국운이 걸린 이슈다. 파나마 경제는 좌파 집권 5년간 평균 8.7%의 성장률을 보였고 실업률도 12%에서 5.6%로 감소하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기로 경제성장이 주춤하고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파나마 최대 슈퍼마켓 체인 ‘슈퍼99’를 소유한 유통재벌인 그가 기업 경영 노하우를 갖췄고 운하 담당 장관을 지내며 공직 경험을 쌓은 것도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한몫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