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황제’ 쫓겨나다

“경영실패” 정부 사퇴 압박에
GM 왜거너 회장 불명예 퇴진
오바마 “車업계 이익낼 수 없으면 파산 불가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해 사상 유례없는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전제로 세제지원을 포함한 추가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크라이슬러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독자경영 불가’ 판정을 내렸고 “4월 30일까지 이탈리아 피아트사(社)와의 제휴협상을 마무리지을 경우에 한해 최대 60억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GM에 대해서는 “60일 이내에 진전된 형태의 구조조정 및 원가절감 대책을 제출하라”며 추가지원의 전제조건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이익을 낼 자구계획을 내지 못하면 파산(bankrupcy)이 불가피하다”며 “자동차업계는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일어나야 하며 더는 ‘국가의 후견’을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경우라도 미국차를 산 소비자의 보증기한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미국 자동차업계를 사라지게 할 수도 없고, 사라지게 해서도 안 되며,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자동차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자동차의 상징이었던 GM의 릭 왜거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56·사진)가 30일 전격 사임했다. GM은 30일 성명을 내고 “왜거너 회장이 30일자로 물러났다”며 “부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프리츠 헨더슨 씨가 CEO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왜거너 회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금요일(27일) 행정부 관리와의 면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퇴진’을 요구받았고 그에 따라 퇴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는 GM과 크라이슬러의 고강도 구조조정 요구에 대한 불안감으로 개장 초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