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콤비’ 오바마 부부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현직 대통령 첫 토크쇼 출연 지지 호소

미셸, 백악관에 텃밭 가꿔 유기농 전파

백악관 주인이 대선후보처럼 ‘표밭’을 누비고 TV 쇼에 출연하는 동안 안주인은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백악관 뜰에 텃밭을 가꿨다.

▽민심 얻기 강행군=“얼마나 오래 걸릴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머잖아 반드시 밝은 날이 올 겁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캘리포니아를 돌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 19일 연속 타운홀 미팅을 갖고 경제위기 대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AIG 보너스 파문과 관련해 거의 연일 “충격적이다. 하지만 내가 책임진다”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보너스 지급을 사전에 막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불만 여론을 의식한 것.

그는 “워싱턴에선 모두가 손가락질할 대상을 찾느라 분주하지만 나에게 직접 얘기하라. 내가 대통령이다. 내가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밤에는 NBC방송의 코미디 토크쇼인 제이 리노의 투나이트 쇼에 출연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이다.

이런 토크쇼는 짓궂은 질문과 촌평으로 악명 높지만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밤”이라는 진행자 리노의 찬사 속에 등장한 오바마 대통령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AIG 사태, 백악관 생활 등에 대해 얘기했다.

▽미래 가꾸는 안주인=미셸 오바마 여사는 19일 셰릴 크로 등 할리우드 스타, 스포츠 스타,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등 각계에서 성공한 21명의 유명 여성을 백악관에 불렀다. 그리곤 “나의 오랜 꿈 가운데 하나는 경탄할 만한 여성들이 함께 모여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며 이들을 이끌고 워싱턴 시내 공립학교 11곳을 나눠 찾아갔다.

미셸 여사는 20일엔 백악관 남쪽 분수대 옆 잔디밭 102m²를 채소밭으로 갈아엎었다. 대통령 가족과 백악관 구내식당의 식탁에 올릴 채소를 직접 기르기 위한 것. 모종부터 수확까지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해 55종의 채소를 유기농법으로 기른다.

패션 리더, 건강한 먹을거리 전도사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미셸 여사는 요즘 여론조사에서 낸시 레이건 이래 가장 인기 높은 퍼스트레이디로 꼽히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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