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회중시계 비밀’ 소문이 사실로

  • 입력 2009년 3월 12일 02시 59분


“북부연방 요새 공격 받았다”

150년前시계공이 글귀 새겨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이 쓰던 회중시계 속에 남북전쟁과 관련된 글귀가 새겨져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10일 워싱턴 국립미국역사박물관에서 시계 수리공 조지 토머스 씨는 기자와 박물관 큐레이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실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글이 있을까요, 없을까요?”라고 말하며 앤티크 시계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토머스 씨가 “시계 내부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 확인하자 긴장하던 사람들은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토머스 씨는 전쟁 발발 당시 시계에 글을 새긴 것으로 알려진 조너선 딜런의 후손을 불러 글자를 큰 목소리로 읽게 했다. 근 150년간 떠돌던 소문이 진실로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메시지는 시계 다이얼 반대편 금속판에 돋보기를 사용해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흘림체로 새겨져 있었다. 첫 행에는 ‘1861년 4월 13일. 섬터 요새가 반란군의 공격을 받았다’, 둘째 행에는 ‘이런 정부를 가진 것을 신에게 감사한다’고 적혀 있다. 링컨이 늘 차던 이 시계는 후손들이 보관하다가 1958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글을 새긴 딜런은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거리의 시계공으로 당시 북부연방을 지지했다고 한다. 그는 링컨의 시계를 고치던 중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섬터 요새가 공격당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글을 새겼다고 한다. 이 소문은 미국역사박물관이 최근 진위 확인에 나서면서 확인됐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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