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의욕 너무 앞섰나

  • 입력 2009년 1월 24일 02시 56분


로비제한 조치 참모에 부메랑… 두번째 선서前 행정명령 효력 논란…

취임 직후부터 개혁조치들을 쏟아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욕적인 행보가 몇몇 작은 걸림돌을 만나고 있다.

우선 집무 첫날인 21일 발표한 로비스트 연루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윤리기준이 금방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부에 들어오기 전 2년 이내에 로비 관련 업무를 했을 경우 행정부에서 관련 분야의 업무를 맡을 수 없다고 명백히 했다.

그런데 윌리엄 린 국방부 부장관 내정자는 패트리엇 미사일 제조업체인 거대 군수기업 레이션 사의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민주당 소속인 칼 레빈 상원군사위원장은 22일 성명에서 “대통령이 발표한 엄격한 윤리기준을 감안할 때 린 내정자에 대한 인준투표에 앞서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상원 인준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

22일 새 정부의 첫 백악관 기자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으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린 내정자는 완벽한 자격을 갖췄다”고만 대답했다.

이날 백악관 기자실을 인사차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도 한 기자가 이 문제를 질문하자 “올 때마다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으면 악수를 끝내기조차 힘들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식 때 대법원장이 실수하는 바람에 정확히 낭독하지 못한 취임선서를 21일 오후 백악관에서 다시 한 것을 놓고도 일각에서 트집을 잡고 있다.

완벽을 기하려는 대통령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선서를 다시 함으로써 첫 번째 선서의 효력을 상당 부분 스스로 부인했는데, 그러면 두 번째 선서 이전에 서명한 행정명령들의 정당성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또 백악관에선 3대 뉴스통신사인 AP, AFP, 로이터가 대통령 사진 전송을 거부하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첫 집무를 하는 모습을 사진기자들이 촬영해온 관례를 깨고 백악관이 기자들의 직접 촬영을 금지하고 자체 촬영해 배포하자 통신사들이 사진전송을 거부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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