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감동시킨 ‘애끊는 母情’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데라코시 다케시 씨(오른쪽)가 2002년 일시 귀국해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데라코시 다케시 씨(오른쪽)가 2002년 일시 귀국해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46년 전 납북 아들 찾아 50번째 평양行

1960년대 초 동해에서 실종됐으나 북한에 생존 중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데라코시 다케시(寺越武志·59) 씨의 어머니 도모에(友枝·77) 씨가 아들을 만나기 위해 6일 50번째 평양 방문길에 올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도모에 씨는 중국 선양(瀋陽)을 거쳐 7일 평양에 도착해 아들과 재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직업총동맹 부위원장인 데라코시 씨는 부인, 자녀, 손자들과 함께 평양에서 살고 있다. 그는 13세 때인 1963년 5월 11일 동해상에서 숙부 2명과 어선을 타고 조업하다 실종됐다. 어머니 도모에 씨는 아들이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장례식까지 치렀다.

그러다 1987년 1월 함께 실종됐던 데라코시 씨 숙부가 “북한에서 살고 있다”며 일본 친지들에게 편지를 보내 아들의 생존 사실을 함께 알렸다. 기적 같은 소식을 접한 도모에 씨는 8월 북한을 방문해 꿈에 그리던 아들 얼굴을 24년 만에 다시 볼 수 있었다. 이후 그녀는 아들이 ‘납북됐다’며 구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아들인 데라코시 씨는 “북한 어부들에 의해 구조된 것”이라며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2002년 10월에는 북한 노동자연합대표단 자격으로 39년 만에 고향 이시카와(石川) 현 가나자와(金澤) 시를 방문해 어머니를 만나기도 했으나 이내 평양으로 돌아갔다.

도모에 씨는 “아들이 오지 않겠다면 내가 가겠다”며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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