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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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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등 ‘오해’에 조목조목 반박
“이라크전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통령이 몰랐다니요? 천만의 말씀.”
이라크 전황이 미국 측에 불리하게 돌아가던 2005년과 2006년.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매일 오전 7시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났다.
전황 보고서를 받아든 부시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 수에 동그라미를 치고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숨졌는지를 설명하라고 다그쳤다.
2001년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때 따라 들어가 8년간 임기를 같이 한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볼턴 실장과 해들리 보좌관이 퇴임을 보름여 앞두고 언론 앞에 나섰다.
이들은 백악관 웨스트윙에 있는 비서실장실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부시 대통령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에 대해 사실관계를 털어놓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딕 체니 부통령이 부시 1기 때 외교정책을 배후에서 조종해 이념적으로 치우쳤다’는 항간의 시선에 대해 “허튼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참모들에게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도움만 주는 ‘낮은 자세(low key)’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금융위기를 맞아 부시 대통령이 자유시장주의를 포기하고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미뤘다는 해석도 오해라고 지적했다.
볼턴 실장은 “부시 대통령은 경제 철학을 바꾼 게 아니라 금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시장개입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폴슨은 하루아침에 나타난 게 아니고, 도장을 찍은 것은 대통령이었다”고 항변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