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프, 훔친 건 이렇게 돌려줘야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3일 02시 57분



도둑들, 동상 돌려주며 금융사기범에 편지 훈계

미국 월가에서 사상 최대 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인 버나드 매도프(70)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 집에 들어가 1만 달러 상당의 동상(사진)을 훔친 도둑들이 훔친 지 일주일 만에 동상을 되돌려주면서 ‘훔친 재산은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2일 플로리다 주 팜비치 인근 매도프 전 위원장 집에 침입해 1만 달러 상당의 동상을 훔쳤다. 매도프 전 위원장이 50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된 지 11일이 지난 뒤였다.

동상은 도난당한 지 9일이 지난 31일 매도프 전 위원장 소유 컨트리클럽 근처에서 발견됐다. 범인들은 ‘사기꾼 버니(버나드의 애칭)야, 교훈: 훔친 재산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라. 교육자들로부터’란 메모를 동상과 함께 남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AP통신은 범인들이 독일 영화 ‘교육자들’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육자들’은 사회개혁을 부르짖는 활동가들이 부유층 저택을 노려 들어간 뒤 집안만 흩뜨려놓고 아무 물건도 훔치지 않는 행위를 통해 자본주의와 부자에 항의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뉴욕 맨해튼 아파트에서 가택 연금 중인 매도프 전 위원장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모은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 금융사들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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